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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식탁" 이수연 감독의 메이저 데뷔작인가??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 그럴 것이다.
단편 독립영화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던 이수연 감독이.. 드디어 메이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예전에 "라(La)"라는 이수연 감독의 단편영화를 무심코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딱 필이 왔다. 대성할 감독이다라고..
비록 러닝타임이 14분 밖에 안되는 단편영화였지만 그 14분간 그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완벽하게 연출해 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 "4인용식탁"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었다.


#1
영화 "4인용식탁"은 생각할게 정말 많은 영화였다.
여기저기 뒤죽박죽 엉켜 있는 사건들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서는 수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같이 본 관객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정말 재미없다.", "왜 봤을까?" 라는 반응들에 슬몃 화가 났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에 익숙치 않아서 일까?
머리 한쪽을 비워 놓고 멍하게 봐도 내용파악이 충분한 헐리웃 블럭버스터들에 동화되어서 였을까?

영화 상영 중에도,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도 수준이하의 관객덕분에 상당히 짜증났었던 터...
상영관을 빠져나올때의 그 반응에 짜증을 넘어서서 화가 치밀었다.
게다가 "4인용식탁" 홈페이지나 그외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 최악의 영화네.. 돈아깝네..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데체 이렇게 완벽한 영화를 왜 평가절하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가 무엇인지는 생각안하고 영화의 스토리 이해에만 치중하며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니
"스토리가 빈약하다"라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하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이 영화의 주된 포커스인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사실만을 믿는" 그런 사람들의 태도가  관객들의 반응에서 조차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2

정원(박신양)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이 어렸을 적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러나.. 그 기억은 지워진 것이 아니다.
악몽을 통해 그의 기억이 지워진 것이 아님을 암시한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래서 기억하고 있지 않은 스스로 지워버린 그 기억이 연(전지연)을 통해 되살아난다.
결국 그 기억 덕분에 힘들어 하고 두려워한다.

누구나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 있고 그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어한다.
그 과거가 드러나면 인생이 말려버릴 수도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잊고 지냈던 그 암울한 기억이 되살아 난다면??
아마 영화속의 정숙처럼 미쳐버리거나 정원처럼 두려움에 떨지도 모를 일이다.




#3

연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덕분에 사람들이 연을 믿지 못하고 그래서 항상 마음을 닫고 산다.


"사람들은 말이죠. 직접 겪었기 때문에 믿는게 아니에요. 사람들은 그게 뭐든간에 감당 할 수 있을 때만.. 그럴때만 뭔가를 믿어요."

정말 마음에 와닿는 말이었다.

나에게도 감당하지 못해 지워버린 기억이 있을까? 하고 다시한번 생각하게끔 만드는 대사였다.
세상엔 인간의 지각으로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이 수없이 많지만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정짓는 그런 생각은 그다지 좋지 않다.

물론 믿을 수 없는 일을 맹목적으로 믿어라.. 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쯤 생각해보고 그럴 가능성도 있다라고 한번쯤 믿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4

정숙이 연에게 해주는 노래였던가??

그랬던 것 같다.
그냥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가사만 놓고 본다면 조금 섬뜩하게 표현했지만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섬뜩하게 표현했을까?
영화와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연이 알려준 정숙의 과거는 좁은 우물에서 엄마를 파먹고 살아난 아기였다.
덕분에 정숙은 자신의 아이도 자신을 파먹을 것이라는 피해망상에 시달린다.
그런 정숙의 정신적인 고통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로서 이처럼 섬뜩하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5

연이 사실 만을 말했을까?

어쩌면 그녀가 자신마저 속이고 있지 않을까?
연이 다른 사람의 과거를 조작한 것이라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연이 과거를 알려주는 과정은 그 사람의 꿈을 듣고 그것을 끼워 맞춰 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충분히 연의 의도가 개입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만 생각하기에는 연과 정원의 연결을 설명하기엔 석연치 않다.
연이 정원의 식탁에 앉혀진 두 아이의 영을 본 것을 설명하기 힘들어진다.
결국 연은 사실을 말하는 것일까?







#6

마지막 장면에 대한 논란이 많다.
"정원은 죽은 것이다!" 라고 생각해본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정원이 스프를 먹을 때 죽은 사람들이 같이 앉아 있는
그래서 말 그대로 죽은 사람용 식탁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마지막 장면 중에 소파가 탄 듯한 모습이 언뜻 보였는데
어쩌면 이것이 정원이 어렸을때 처럼 집에 불을 지르고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프를 먹는 장면에서 연이 "맛있어요?" 라고 물었을 때 "아직.. 뜨거워요"라고 대답한 것이 화재로 인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생각해보면 "맛있어요?" 라고 물은 것은 "이제 믿을 수 있어요?"라는 뜻일 것이고
정원이 "아직.. 뜨거워요"라고 대답하고 스프를 먹은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믿어요" 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원이 죽지 않았다!" 라고 생각해 본다면 마지막 장면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분명 부서진 식탁과 조명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은 상식적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영화 내내 나오는 비 상식적인 일들이 전부 사실이 아니라면
"장화 홍련" 처럼 그저 정원의 상상 속에서 일어난 원맨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7

영화든지 소설이든지 시든지, 작품에 대한 해석은 반드시 작가 또는 감독의 의도대로 해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왜 작가 또는 감독이 의도한 것에 대한 정답은 하나라고만 생각해야하는 것인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는 "해석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문학 작품의 경우 절대 작가에게 무엇을 의도한것인지 꼬치꼬치 캐묻지 않는다.
그것은 독자, 평론가들이 해석하는 것이지 작가가 "이러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썼습니다."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4인용식탁"에 대한 관객들의 악평은 감독이 밥을 떠서 먹여주기를 바라는 "생각하려 하지 않는 않는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런 글을 봤다.

"복선이라고 하나요.. 아무리 어려운 영화라도 앞으로 어떤일이 일어날것인지..

또 각각의 상황상황마다 연결고리가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감독 저 혼자만 이해하고있고..
관객들은 알든지 말든지 내버려두는..그런 영화가 좋은영화입니까?"


"4인용식탁"에는 분명 복선들이 잘 드러나 있다.
어떤 사건 하나하나에도 분명 그것을 암시하는 복선이 존재한다.
자신이 찾아내지 못했다고 없다고 감독만 알고 관객은 무시한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니다.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본다면, 조금만더 생각해 본다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영화가 분명한데...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요지의 글을 올렸다가 영화 광고 알바하냐는 소릴 들었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알바아니냐는 생각을 하다니...
자기가 재미 없다고 느끼면 세상사람들이 다 재미 없는 줄 안다.. -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이런게 좋은 영화가 아니면 막나가는 헐리웃 액션영화 같은게 좋은 영화란 말인가?
생각하면 할 수록 스토리가 이상해지는 터미네이터류의 그런 영화들처럼 말이다.
아무튼 감독이 의도한 대로만 영화를 이해하려 한다는 것은 잘못된 태도이며
또한 그 의도마저 찾지 못한다고 영화가 졸작입네 하는 것은 더더욱 지양해야할 일이다.

한번쯤 깊게 생각해 보고 숨겨진 감독의 의도를 찾아내는 재미와 더불어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것도 영화가 주는 재미중 하나가 아닐까?








글에 사용된 포스터와 장면 이미지는 인용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해당 작품의 유통/배급사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2003/08/11 15:31 2003/08/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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